의성궁

토마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에서 인터넷을 통한 개인의 영향력은 범세계적이고, 역사상 개인의 영향력이 이렇게 쉽게 커질 수 있었던 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을 통해 확장된 개인의 영향력은 지구 한 구석 작은 방에 있는 평범한 사람의 의견이 전세계로 전파되거나 많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개인이 쉽게 세계를 상대로 비지니스를 할 수 있는 시대의 도래를 예고한다.


인기있는 사회분석가인 말콤 글래드웰은 '티핑포인트'라는 책을 통해 어떤 현상이 유행이 되려면 어떤 대단한 힘이나 자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도화선이 되는 사건이 있고, 도화선이 되는 사건을 통해 특정한 규모 이상의 사람들이 그 현상을 따르는 것으로 충분하다라고 주장한다.

블로그, 유튜브, 그리고 트위터 등의 Web 2.0 서비스들은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직접 만든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여, 미디어 생산의 주체를 방송국, 영화사, 신문사, 전문작가들에서 평범한 대중들로 옮겨오게 하였다. 인터넷에 떠도는 인기 글들의 많은 부분이 개인 블로그에 올려졌던 내용이 재생산되며 퍼져나가는 것이고, 유튜브에는 수천만 사용자들이 감상하는 자작 인기 비디오가 끊임 없이 업로드 되고 있다. 트위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140자의 짧은 글로 다양한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다.

사용자들이 쏟아내는 이러한 미디어 중에서 우연한 계기로 폭발적 유행을 이끌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전파가 되는 경우, 즉 티핑포인트를 넘어서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경우 국가적 또는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다.

지난 수 년동안 우리가 경험했던 많은 사건들이 바로 이러한 결과물들이었다. 대표적으로 수개월간 인터넷에서 시작되어 신문과 티비를 오르내리다가 법정다툼 끝에 종결된 "타블로 학력 논란"을 비롯한 연예인에 관한 루머들이 있었고, 경제와 관련하여 해박한 식견과 높은 예언 적중률을 통해 관심을 받고,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미네르바", 조금 더 멀게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사업"과 "미국 소고기 안정성 논란"등 정치적 공방도 있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러한 사건들의 공통점은 국가기관이나 기업과 같이 거대 조직도 아니고, 정치인이나 유명 학자 등 영향력을 확보한 개인도 아닌 평범한 소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올린 글들로 발단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확장된 개인의 영향력이 발휘되는 영역을 살펴본다면 실망감과 함께 허무함마저 밀려온다. 많은 경우 폭발적 유행이 될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들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사생활에 얽힌 흑색비방 등 자극적인 주제이거나, 소모적인 논쟁이 되어버리는 정치적 이슈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건설적인 방향으로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만들고 넓히는 경우도 있다. 유튜브를 통해 1억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기타 신동 정성하군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자신의 발전과 홍보를 위해 인터넷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자신의 블로그 등에 취미로 만화를 올려놓았다가 주목을 받게되어 전업 만화가로 전향한 웹툰 작가들은 이미 수십명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과 IT 기술은 개인 수준의 비지니스 범위가 전지구적이 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예가 헤비마크라는 게임을 통해 전세계 앱판매량 3위를 기록하고 수억의 매출을 올린 변해준, 박재철씨의 성공 스토리이다. 그 게임이 성공하기 전에 두 사람은 평범한 개발자였다고 한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자본의 힘이 강력해지는 반대로, 기술의 발달로 개인의 영향력 역시 강화되는 영향력의 양극화 현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제 태동기에 있으며 Web 2.0 서비스 그리고 스마트폰의 사용이 늘어날수록 더욱 강력한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영향력, 그리고 더 나아가 비지니스 기회가 물리적인 한계에 의해 규정지어진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상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남다른 재주와 약간의 운이 따라준다면 세계적 유행을 창조하는 것은 동네에서 유명해지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터넷과 IT 기술이 제공하는, 인류 역사상 다시 없을 개개인의 강력한 영향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아직 배운 바가 없으며, 진지하게 고민해본 역사 역시 짧다. 개인의 강력한 영향력이라는 금광을 눈 앞에 두고 어떻게 캐내야할지 몰라 지켜만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그 영향력을 잘못 활용하여 사회와 본인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금광을 캐내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개인 역시 서서히 많아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금광을 바른 목적으로 효과적으로 캐내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그것을 교육해야 한다. 아울러 각 개인들은 주어진 강력한 영향력을 나쁜 목적으로 즐기거나 그냥 두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배우고 고민하고 도전해야 할 것이다.

- 울산매일 두번째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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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u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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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청비검 2011/01/17 23:21

    어, 멋진데.

    근데 이건 신문사에서 교정을 본건가? 아님 초고인가?

  2. 초고야. 교정 보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 블로그엔 가급적 초고를 올리려고 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