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울산에서 근무한지 삼 년이 된다. 유니스트 생활 이전에, 울산은 고래고기가 맛있다는 신문 기사에 이끌려 고래고기를 먹겠다고 장생포에 들른 것이 유일한 인연이었다. 그만큼 울산은 낯설고 생소한 도시였다. 공업도시 울산이라는 이미지는 절대 친근하고 부드럽지는 않다.
처음 울산에 와서 느낀 것은 정체기에 들어선 다른 광역시들과 달리 여전히 발전에너지가 넘치고,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도시라는 것이다. 실제로 도시별 인구증감 조사에서 여타 지방 광역시들과 달리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울산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국제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1인당 소득은 서울을 가볍게 뛰어넘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이면에는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만 발견할 수 있는 음지가 있다. 인구구성과 관련하여 울산의 현상황을 되짚을 수 있는 몇 가지 의미있는 통계를 소개한다.
우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지만, 인구 증가율은 1% 미만으로 90년대 후반 10%를 상회하던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증가율이 격감한 상황이다. 광역시로 승격된지 20년 남짓한 도시의 인구증가율이 1%가 안 된다는 것은 도시의 성장동력 부재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울산은 가장 젊은 도시이다. 전국의 모든 도시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울산은 여전히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7% 수준으로 전국에서 젊은 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다. 일자리가 증가함에 따라 청장년층의 유입이 젊은 도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한 현상인지 전국에서 20대 남녀비율이 가장 불균형을 보이는 도시가 되었다. 서울의 경우 여자가 더 많고, 울산에 이어 가장 불균형인 대구도 20대 남녀비율은 112:100인 반면, 울산은 122:100으로 압도적으로 20대 남성의 숫자가 여성의 숫자를 넘어선다. 산업 수요 위주로 구성된 유입인구로 인해 울산은 생활의 터전이라기 보단 생산기지로서의 색채를 띄게 된 것이다.
전국에서 문화, 교육, 의료 인프라가 가장 적은 광역시이기도 하다. 4년제 대학이 두 개 뿐인 상황은 물론이며, 교대와 사범대가 없어 초중고 교사 공급을 모두 타지의 교육기관에 의존해야하는 유일한 광역시이다. 작년 울산박물관이 개장하기 전까지는 종합박물관이 없는 유일한 광역시였다. 인구당 의사수는 인천과 함께 광역시 최하위를 다투고 있다. 하지만, 가장 의미있는 수치는 바로 인구당 박사학위자의 비율이다. 울산은 전국에서 박사학위자 수가 가장 적은 광역단체로 2011년 기준 1,600여명이다. 인구를 고려하더라도 대전보다 다섯배나 적으며, 대구나 광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역의 문화와 교육을 이끌어갈 층이 엷다는 것이 울산의 특징이며, 약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울산은 삶의 터전과 삶의 질이라는 의미에서는 좋은 성적을 얻기 힘들다. 유입되는 인력들이 가족을 쉽게 꾸릴 수 있고, 즐겁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교육, 문화, 의료가 혁신적으로 개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문화와 교육의 소양을 갖춘 인력의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 적은 수의 인구일지라도 문화 및 교육 전문가들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유니스트의 개교와 함께 유입된 인구가 울주군의 교육과 문화에 미친 영향이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추진 중인 울산시립미술관은 울산의 문화 및 교육 수준을 더욱 높일 것이며, 이미 설립되었어야 마땅하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공적부문 뿐만 아니라 사적부문에서도 관련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산업 역시, 지식서비스 산업 등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식산업은 단순한 부의 창출 뿐만 아니라 종사자들이 양질의 문화 및 교육의 수요자이자 생산자이기 때문에 대학과 마찬가지로 도시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전통산업으로 인해 유입되는 인구증가율이 한 풀 꺾인 시점에서, 지식산업의 활성화는 인재 유출을 막고, 도시의 성장을 다시 한 번 견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향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울산매일 기고문,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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