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동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누군가는 저를 호사가라고 부르기도 하고 누구는 저를 오지랍이 넓어 슬픈 짐승이여라고도 했는데 자동차 역시 제 관심을 벗어날 순 없습니다. 흐흐흐
그런데 자동차는 다른 관심사와 달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고, 여러가지로 운이 좋아서 우연히 또는 필연적으로 페라리, GTR, RX-7, MR-2 등 흔히 접하기 힘든 차들을 많이 만나보았습니다. 덕분에 자동차에 관해서는 꽤나 많이 듣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한 수 배우기도 하고 제가 느끼기도 해서 제법 차 보는 눈이 키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부 제 주변 분들에게 비하면 그저 호사가 정도지만요 :))
일단 제가 자동차를 좋아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타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비행기를 타고 싶어서 제주도를 가자고 조를 정도로 비행기도 엄청 좋아하고, 어렸을 때엔 기차가 너무 타고 싶어서 엄마 아빠를 졸라 지하철을 타고 돌았던 적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말 배 빼고는 거의 모든 운송 수단을 다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에는 (비행기나 배에 비해서는) 자동차가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는데 나이들고 보니 현실적으로 제가 운전할 수 있는 운송수단 중에 가장 빠른 것이 자동차더군요. 그래서 자동차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혹자는 비싼 자동차를 좋아하는거 아니냐고 묻습니다. 물론 제가 동경하는 차들은 페라리, 파가니, 쾨닉섹, 애스턴마틴 같은 차들이지만 실제로는 티코도 좋아하고 마티즈도 좋아합니다. 단, 제가 운전하고 싶은 차는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정비가 완벽한 차가 되겠습니다. 특히, 하체의 조율이 완벽한 상태라면 어지간한 차는 즐겁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얼라인먼트가 정확하게 맞은 차는 출력이 조금 부족해도 기분 좋게 운전할 수 있거든요.
대학교 4학년 때, 터뷸런스라고 티뷰론 후기 모델을 샀었습니다. 새차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차는 받자마자 여러가지로 불만이었지요. 물론 제 소유의 첫차라서 좋긴 했지만 당초 수동을 사고 싶었는데 제 미숙한 운전실력을 못 믿으셔서 자동으로 권하는 바람에 자동을 샀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자동차 자체도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익스플로젼이라고 그 때 막 생겼던 자동차를 좋아하던 사람들의 모임에 들어갈 수 있었지요. 사실 차가 없을 때에도 게시판을 통해 몇명 사람들은 알고 있었는데 차가 있으니 아무래도 더 쉽게 친해지지요.
차는 달리기 위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차를 가져보니 차를 타고 달리는 것도 재밌지만 차를 타고 떼지어 몰려 다니는 것도 재밌고 차에 태울 사람을 낚으러 다니는 것도 재밌더군요. 아무튼 석사 2년차까지 2년 동안 은색 터뷸런스는 제 발이 되고 제 장난감이 되고 제 옷(?)이 되었습니다.
터뷸런스는 지금 다시 타보아도 꽤나 좋은 차입니다. 물론 강성(stiffness)가 떨어져서 둔턱을 지나갈 때면 왼쪽 앞발 오른쪽 앞발 뒷발이 둔턱을 올라탈 때마다 찌그덕거리면서 차가 비틀리는게 느껴질 정도이지만 가벼운 몸무게나 샤프한 디자인이 그런 점들을 덮어주지요. 오토매틱이었지만 타이어를 2만키로에 한번씩 갈아야 했을 정도로 마구마구 달렸습니다.
2년 6개월간 터비를 탄 뒤에 박사과정 입학과 동시에 차를 바꾸게 됩니다. 제가 수동을 너무너무 타고 싶어서 급기야 100만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터비에 오토밋션을 내리고 수동을 올리는 계획까지 세우자 집에서 바꿔주시더군요. 수동차로 바꾸니 너무나 좋았습니다. 차는 역시 수동! 그때 마침 나왔던 투스카니를 계약했지요. 남들 아무도 안해서 한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흰색으로 했습니다. 저는 차세대 스포츠카 패널이라고 이름이 거창했던 비공개 투스카니 패널단에 당첨(ㅋㅋ)되어서 투스카니가 나오기 전에 이미 차의 스펙이나 모양을 알고 있었던터라 사게 되면 반드시 흰색으로라고 항상 결심하고 있었지요. 실제로 2002년 3월 제 차가 출고될 때 세대의 흰색차가 같이 생산되었는데 실제로 보면 참 이쁩니다.
아, 그 전에 왜 자동을 싫어하느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에어콘도 수동으로 작동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일단 자동이라는게 내 마음을 읽어서 작동하는게 아니라면 분명 제가 답답하다고 느낄 때가 존재하거든요. 좀 귀찮더라도 답답한거보다는 낫지요. 사실상 오토밋션의 컨트럴 로직이라는게 당나귀 보다도 멍청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테니 말이지요. 유럽에서 벤츠 S클래스 AMG가 수동인채로 지나가는 것을 보면 너무나 멋집니다. 진정 차중의 차 아니겠습니까? 호화스포츠세단이 자동이라는 것은 준마들이 끌고 가는 마차를 당나귀가 운전하는 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좀 어려워서 차를 공유하는 가족이 생기니 당나귀 머리라도 빌려야 하겠더군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를 운전하는게 아니라 그냥 타고다니길 원하는 것 같습니다.
투스카니는 꽤 오래 탔습니다. 애기 낳기 직전까지 약 4년하고도 9개월을 탔습니다. 그만큼 차가 마음에 들었었고 차를 파는 순간까지 팔고 싶지 않더군요. 외제차들도 많이 타봤지만 투스카니는 그 강성이라던지 차의 느낌이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실제로 영국의 탑기어에서도 현대차 중에서는 투스카니(Coupe)만이 매우 좋은 평을 받았었지요. 투스카니는 세계의 어떤 자동차 전문지에서도 좋은 평을 받아냈습니다...만 저는 현실적인 이유로 엘리사+6단 수동이 아니었습니다. 그 부분은 지금도 참 아쉽네요. 생각해보면 큰 차이가 아니었는데...
투스카니를 팔은 이유는 순전히 아기 때문이었습니다. 베이비시트 장착을 위해 땀을 비오듯 흘리는 일은 피해야했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집에 노는 차가 있어서 그걸 받아오기로 했으니 더더군다나 안성맞춤. 그래서 제 손에 들어온 것은 볼보 S80T6입니다.
볼보라니 집에서 노는 차치고는 좀 거창한데 아쉽게도 차가 그닥 사랑을 받지 못하여 4년이 넘는 차령에도 불구하고 6만 킬로 밖에 주행을 못한 말 그대로 놀고 있던 차입니다. 차가 좀 투박하고 매력이 없지요. 저는 처음에 볼보를 살 때 반대를 많이 했을만큼 인기가 많지 않은 차종입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장기가 있으니 고압터보 3.0엔진. 무려 275마력이 나옵니다. 주변 친구들은 200마력대차도 많이 갖고 있고 누군가는 600마력짜리 차도 있었으니 뭐 감동의 경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길에서 왠만한 차들은 쭉쭉 찢어줄 수 있지요. 그거 말고는 굉장히 둔한 몸놀림, 거친 엔진소리, 단순한 인테리어, 아저씨 같은 아웃테리어 등 인기가 없을만한 조건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리비가 엄청나게 나옵니다. 볼보의 악명 높은 수리비는 범퍼가 90만원 백미러가 60만원 뭐 이런 수준이니 주차할 때면 긴장탑니다. 이러한 이유로 와이프는 아예 운전을 하려고 하지 않고, 또한 차가 하나 더 있음 편하기에 결국 엉뚱한 차를 한 대 입양합니다.
중고차시장에서 만난 스펙트라 MR(이지만 미드쉽관 무관합니다)!
사실상 처음 1500cc 그리고 중고차를 운전하는거라 첨엔 여러가지로 이상하더군요.
예컨데 120km가 그렇게 도달하기 어려운 세계인지 처음 알았습니다(첨엔 차 상태가 안 좋은 줄 알았어요). 그리고 언제 퍼질지 몰라서 처음엔 긴장도 많이 했는데 아직까지는 문제 없이 잘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이 차는 그래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우선, 8만km라는 주행거리 덕분에 차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습니다. 특히 엔진소리는 아주 좋더군요. 또한 하체가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얼라인먼트를 최근에 봤는지 하체는 발란스가 잘 맞아있었습니다(8g의 휠발란스 차이도 느끼고, 1도의 토각 차이도 알아채시는 몸이신지라...). 휠이 먹어있어서 휠 하나를 바꾼 것 말고는 특별히 문젠 없었지요. 덕분에 요즘은 제 발이 되어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와이프의 발도 되구요. 아, 가장 좋은 점은 부담이 없다는 것. 밤에 아파트에 들어와서 이중주차를 해야할 때 정말 부담이 없습니다. 편하게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은 볼보는 진원이와 외출할 때, 그리고 스펙트라는 혼자 다니거나 와이프가 외출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상 제 자동차관을 적으려다가 제 자동차 히스토리가 되버렸네요. 다음에 (시간 남으면~) 제가 경험한 재밌는 자동차들에 대해 주절주절 적어보겠습니다.
누군가는 저를 호사가라고 부르기도 하고 누구는 저를 오지랍이 넓어 슬픈 짐승이여라고도 했는데 자동차 역시 제 관심을 벗어날 순 없습니다. 흐흐흐
그런데 자동차는 다른 관심사와 달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고, 여러가지로 운이 좋아서 우연히 또는 필연적으로 페라리, GTR, RX-7, MR-2 등 흔히 접하기 힘든 차들을 많이 만나보았습니다. 덕분에 자동차에 관해서는 꽤나 많이 듣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한 수 배우기도 하고 제가 느끼기도 해서 제법 차 보는 눈이 키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부 제 주변 분들에게 비하면 그저 호사가 정도지만요 :))
일단 제가 자동차를 좋아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타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비행기를 타고 싶어서 제주도를 가자고 조를 정도로 비행기도 엄청 좋아하고, 어렸을 때엔 기차가 너무 타고 싶어서 엄마 아빠를 졸라 지하철을 타고 돌았던 적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말 배 빼고는 거의 모든 운송 수단을 다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에는 (비행기나 배에 비해서는) 자동차가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는데 나이들고 보니 현실적으로 제가 운전할 수 있는 운송수단 중에 가장 빠른 것이 자동차더군요. 그래서 자동차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혹자는 비싼 자동차를 좋아하는거 아니냐고 묻습니다. 물론 제가 동경하는 차들은 페라리, 파가니, 쾨닉섹, 애스턴마틴 같은 차들이지만 실제로는 티코도 좋아하고 마티즈도 좋아합니다. 단, 제가 운전하고 싶은 차는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정비가 완벽한 차가 되겠습니다. 특히, 하체의 조율이 완벽한 상태라면 어지간한 차는 즐겁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얼라인먼트가 정확하게 맞은 차는 출력이 조금 부족해도 기분 좋게 운전할 수 있거든요.
<몇 안되는 내 터비 사진, 나는 흐릿하게 나왔다>
차는 달리기 위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차를 가져보니 차를 타고 달리는 것도 재밌지만 차를 타고 떼지어 몰려 다니는 것도 재밌고 차에 태울 사람을 낚으러 다니는 것도 재밌더군요. 아무튼 석사 2년차까지 2년 동안 은색 터뷸런스는 제 발이 되고 제 장난감이 되고 제 옷(?)이 되었습니다.
터뷸런스는 지금 다시 타보아도 꽤나 좋은 차입니다. 물론 강성(stiffness)가 떨어져서 둔턱을 지나갈 때면 왼쪽 앞발 오른쪽 앞발 뒷발이 둔턱을 올라탈 때마다 찌그덕거리면서 차가 비틀리는게 느껴질 정도이지만 가벼운 몸무게나 샤프한 디자인이 그런 점들을 덮어주지요. 오토매틱이었지만 타이어를 2만키로에 한번씩 갈아야 했을 정도로 마구마구 달렸습니다.
<출고한 직후의 투스카니>
아, 그 전에 왜 자동을 싫어하느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에어콘도 수동으로 작동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일단 자동이라는게 내 마음을 읽어서 작동하는게 아니라면 분명 제가 답답하다고 느낄 때가 존재하거든요. 좀 귀찮더라도 답답한거보다는 낫지요. 사실상 오토밋션의 컨트럴 로직이라는게 당나귀 보다도 멍청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테니 말이지요. 유럽에서 벤츠 S클래스 AMG가 수동인채로 지나가는 것을 보면 너무나 멋집니다. 진정 차중의 차 아니겠습니까? 호화스포츠세단이 자동이라는 것은 준마들이 끌고 가는 마차를 당나귀가 운전하는 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좀 어려워서 차를 공유하는 가족이 생기니 당나귀 머리라도 빌려야 하겠더군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를 운전하는게 아니라 그냥 타고다니길 원하는 것 같습니다.
<휠, 캘리퍼, 흡기 교체 후의 모습>
투스카니를 팔은 이유는 순전히 아기 때문이었습니다. 베이비시트 장착을 위해 땀을 비오듯 흘리는 일은 피해야했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집에 노는 차가 있어서 그걸 받아오기로 했으니 더더군다나 안성맞춤. 그래서 제 손에 들어온 것은 볼보 S80T6입니다.
<스웨덴 냄새가 너무 짙은 볼보 S80>
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리비가 엄청나게 나옵니다. 볼보의 악명 높은 수리비는 범퍼가 90만원 백미러가 60만원 뭐 이런 수준이니 주차할 때면 긴장탑니다. 이러한 이유로 와이프는 아예 운전을 하려고 하지 않고, 또한 차가 하나 더 있음 편하기에 결국 엉뚱한 차를 한 대 입양합니다.
중고차시장에서 만난 스펙트라 MR(이지만 미드쉽관 무관합니다)!
사실상 처음 1500cc 그리고 중고차를 운전하는거라 첨엔 여러가지로 이상하더군요.
예컨데 120km가 그렇게 도달하기 어려운 세계인지 처음 알았습니다(첨엔 차 상태가 안 좋은 줄 알았어요). 그리고 언제 퍼질지 몰라서 처음엔 긴장도 많이 했는데 아직까지는 문제 없이 잘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이 차는 그래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우선, 8만km라는 주행거리 덕분에 차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습니다. 특히 엔진소리는 아주 좋더군요. 또한 하체가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얼라인먼트를 최근에 봤는지 하체는 발란스가 잘 맞아있었습니다(8g의 휠발란스 차이도 느끼고, 1도의 토각 차이도 알아채시는 몸이신지라...). 휠이 먹어있어서 휠 하나를 바꾼 것 말고는 특별히 문젠 없었지요. 덕분에 요즘은 제 발이 되어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와이프의 발도 되구요. 아, 가장 좋은 점은 부담이 없다는 것. 밤에 아파트에 들어와서 이중주차를 해야할 때 정말 부담이 없습니다. 편하게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은 볼보는 진원이와 외출할 때, 그리고 스펙트라는 혼자 다니거나 와이프가 외출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상 제 자동차관을 적으려다가 제 자동차 히스토리가 되버렸네요. 다음에 (시간 남으면~) 제가 경험한 재밌는 자동차들에 대해 주절주절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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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갑부... 내 소유의 차라고는 두발 자전차 밖에 없는 나로써는
심히 부럽군하...
근데 오지랍 아니고 오지랖이란다...
오지랖은 만만치 않은 형규로구나 ㅋㅋ
아... 역시 차 모는 재미는 수동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도시(특히나 수도권)의 환경이 수동 차를 몰기엔 너무나 팍팍하지.
대부분 자동을 타는 것은 그런 이유도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