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궁

커다란 연못에 많은 개구리들이 살고 있었다. 그 연못은 넓고 먹을 것이 많았으므로 많은 개구리들이 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개구리들은 날마다 배불리 먹고 아무 걱정 없이 살았다. 심심할 때면 연못에서 헤엄을 치기도 하고, 풀잎에 앉아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자유롭게 지냈다. 이렇게 평화스럽게 살아가던 어느 날, 나이 많은 개구리 한 마리가 말했다.

“우리에게도 임금님이 있다면 좋을 텐데…….”

그 말을 들은 다른 개구리들도 모두 그 의견에 찬성했다. 개구리들은 자기들에게도 임금을 보내 달라고 제우스신에게 기도하기로 했다.

“제우스님, 저희들에게는 임금님이 필요합니다!”

“제발 저희들을 다스려 줄 임금님을 보내 주십시오.”

개구리들은 뜻을 모아 기도했다. 제우스신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넓은 연못에서 배불리 먹으며 자유롭게 살고 있는 개구리들이 임금님을 원하는 것이 한심했다.

‘바보 같은 녀석들! 자유를 누리고 살게 해 주었는데도 오히려 그 자유를 다스려 줄 임금이 필요하다니…… 쯧쯧!’

제우스신은 혀를 차면서 개구리들이 살고 있는 연못에다 통나무 하나를 던져 주었다. 첨병! 무엇인가 연못에 떨어지는 소리가 나자, 개구리들은 임금이 온 줄 알고 모두들 물속에 숨었다.

“임금이 오셨어!”

“쉿! 앞으로는 조심해서 행동해야 해.”

개 구리들은 이렇게 속삭였다. 그리고 그 뒤로는 조용히 헤엄을 쳤고, 노래를 부를 때도 너무 시끄럽지 않도록 조심했다. 며칠이 지났다. 통나무는 소리 없이 연못에 떠 있기만 했다. 그것을 본 개구리들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슬금슬금 통나무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임금님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아!”

“임금님이 하나도 무섭지 않네!”

 개구리들은 가만히 있는 통나무를 툭 건드려 보기도 하고 흔들어 보기도 하다가는 마침내 위에 올라가서 뛰어 놀기도 했다.

“임금님이 바보 같아!”

“임금님이 우리에게 꼼짝 못하는구나!”

“아무래도 다른 임금님을 보내 달라고 기도하는 게 좋겠어.”

“그래 그렇게 하자.”

개 구리들은 다시 제우스신에게 다른 임금님을 보내 달라고 기도했다. 제우스신은 개구리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커다란 물뱀 한 마리를 연못에 던져 주었다. 물뱀은 연못에 오자마자 이리 저리 돌아다니면서 개구리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 그러자 연못에서 자유롭게 살던 개구리들은 돌 틈에 숨어서 벌벌 떨었다. 개구리들은 배불리 먹고 평화롭게 지냈던 지난날을 그리워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Posted by eu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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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사랑하는 동화. 가끔 이 동화가 생각날 때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오는 다음 문구도 같이 생각난다.
    From this arises the question whether it is better to be loved rather than feared, or feared rather than loved. It might perhaps be answered that we should wish to be both: but since love and fear can hardly exist together, if we must choose between them, it is far safer to be feared than loved. - The Prince, Chapter 8, N. Machiavel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