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궁

뮤지컬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저작권 문제로 뮤지컬 이야기를 음악 없이 글로만 적자니 앙꼬 없는 찐빵 같은 느낌이 들지만, 벅스 유료 이용자거나 하시면 Rent OST를 들으시며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

저는 음악을 무척 좋아하는데 클래식 공연, 락 공연, 뮤지컬 등등 귀에 소리가 들리는 것이라면 닥치는대로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밴드라면 해외 공연도 가본적이 있고 뉴욕이나 런던 등지에 가면 뮤지컬을 꼭 챙겨서 보곤 합니다. 그 중 특히 좋아하는 쟝르는 뮤지컬입니다. 뮤지컬은 락+연극+클래식+재즈 등이 혼합되어 있고, 메어져급 뮤지컬은 비쥬얼도 화려해서 종합 예술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쟝르지요.

최근 영화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렌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렌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국내에서 소극장 수준으로 렌트를 공연할 때였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말그대로 소극장 수준의 공연이었고 포스터 역시 약간은 키치적인 냄새가 나서 그 땐 그저 그런 뮤지컬이라 생각하고 보지 않고 다른 것을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2005년 봄에 뉴욕에 놀러가게 되었고 같이 동행하셨던 아버지 어머니가 방에서 쉬시는 틈에 혼자 나가서 봤던 뮤지컬이 렌트였습니다. 사실 급하게 표를 구하느라 렌트 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렌트를 보게 되어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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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의 David Nederlander Theatre, Rent의 고향>


북클릿의 설명에 따르면 렌트는 1996년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데 렌트의 주인공과 같이 뉴욕의 가난하고 이름 없는 그러나 성공을 희망하는 조나단 라슨이 35세에 브로드웨이가 아닌 오프브로드웨이(브로드웨이에 올라가지 못한/않는 비메이져급 뮤지컬들이 올라오는 극장들)를 통해 첫 선을 보였습니다. 등장 부터가 참 극적인데요, 1996년 1월 25일, 젊은 천재 라슨은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한 Rent의 최종 리허설을 마친 그날, 찬사와 인터뷰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과로와 긴장 때문이었는지 그것이 그의 마지막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35세의 젊은 나이로 빛을 보기 직전에 급사한 것이지요.

그 다음 스토리는 익히 알려진대로 렌트는 오프브로드웨이 최장, 최대의 성공을 거두고 10년이 지금까지 뉴욕에선 계속해서 관객이 꽉꽉 들어찬채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 투어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각국의 많은 팀들이 렌트를 공연하고 있습니다.

이런 북클릿의 내용을 읽고 쇼가 시작되어 One Song Glory를 애닯게 부르는 로져가 마치 라슨처럼 생각되어져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에이즈로 인해 죽음을 앞에두고 평생 세상에 길이 남을 노래 하나만이라도 남기고 갈 수 있길 바라며 부르는 노래는 라슨이 어떤 심정으로 렌트를 만들었는지 짐작이나마 할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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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t의 포스터>


렌트의 스토리는 사실 간단합니다. 오페라 라 보엠(La Bohem)의 뉴욕 버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가난한 예술가, 댄서 등이 모여사는 뉴욕의 어느 건물에서 같은 방을 쓰던 세 친구 중에 베니가 그 건물의 주인집 딸과 결혼하면서 그 건물을 초현대식 스튜디오로 개조하려고 하고 나머지 친구들이 그걸 반대하는 것이 주된 스토리인데 그 와중에 여러 커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하고 헤어지고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별반 대단할 것이 없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음악들이 일품입니다.

 셋트 장식은 큰 돈이 들지 않는 그런지(grunge) 풍으로 꾸며져 있었고 연주는 지상 스테이지 사이드의 케이지에서 키보드, 기타, 드럼, 베이스로 간단하게 꾸며저 있었습니다. 주인공들의 의상도 극 중 큰 변화 없이 평범한 뉴욕의 가난한 아티스트 바로 그것입니다.

렌트의 넘버는 기본적으로 무척이나 다양한 쟝르를 보입니다. One Song Glory와 같이 전통적인 락도 있고 주 테마곡인 Seasons of Love는 가스펠 스타일의 곡이지요. Tango-Maureen은 탱고 리듬의 곡이고 재즈, 남미 리듬 등이 마구 어우러져 나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가지 쟝르의 곡이 연속되는 Jesus Christ Super Star 등과 비교하면 화려한 구성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곡들이 가슴 깊이 와닿는 애절한 느낌이라는 것입니다.

렌트의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이 내한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지 않을 것입니다. 2006년 3월에 대구에 뮤지컬 축제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그 때 아주 짧은 기간 동안 렌트 브로드웨이 팀에 왕정문이 조인해서 공연을 했었습니다. 저는 그 때 차디찬 바람을 맞으며 KTX를 타고 아내와 함께 가서 보고 왔는데 정말 기억에 남는 하루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뮤지컬을 보고 싶다면?
렌트를 보세요. 제 짧은 경험으로는 그 이상의 답을 드릴 수가 없을 것 같네요.
렌트를 보고 나면 1년, 525600분(five hundreds twenty five thousands six hundreds minutes)을 어떻게 세며 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것입니다. :)

요즘 신씨 뮤지컬 극장 (http://rent.iseensee.com)에서 국내팀으로 렌트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완성도는 모르겠지만 궁금하기는 하네요.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뮤지컬 만큼이나 잘 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같이 볼 사람이 있다면 꼭 가서 보세요~

저는 DVD를 사다가 아가와 아내 셋이서 집에서 프로젝터와 홈시어터로 감상할 예정입니다. :)

Posted by eu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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